
첫번째 이야기 [전송] “돌아올 방법은 그쪽에서 연구해야겠지만, 일단 이 쪽 세계에서 출발하는 법을 안 이상 더는 지체할 수가 없다. 부모님껜 비밀로 해줘.“ 차원 궤도를 따라 임의의 평행 우주로 향하는 법을 개발한 젊은 과학자가 택한 건 노벨물리학상이 아니라 본인이 직접 차원여행의 모르모트가 되는 것이었고, 형은 어딘가로 ‘전송’되었다. 형의 업적에도 불구하고 그 실험의 영향을 우려한 나는 이 일을 비밀에 부쳤고, 형의 연구실엔 한동안 어떤 변화도 없었다. 오직 나만이 편지를 기다리는 사람처럼 애를 태웠을 뿐. 그러던 어느 날 저 쪽 세계로부터 ‘전송’이 시작되었다. 처음엔 무수한 양의 황금, 그 다음 주엔 알 수 없는 문자가 빼곡이 적인 해석 불가의 반도체, ‘전송’은 전 분야에 걸쳐 다양하게 이루어..

첫번째 이야기 [차원놀이] 보람아 안녕~! 먼저 와있었네? 어제 점심시간 때 애들이랑 봤던 글 기억나? 차원놀이! 그거 그냥 이세계로 가는 법이라고 인터넷에 널린 구라 짜깁기한거야. 내가 해봤는데 아무 이상없잖아. 이렇게 학교에 와서 너도 만나고. 다른 차원은 무슨. 근데 그거 자기가 하는 게 아니라던데? 인터넷에 다른 글도 보니까 자기가 가고 싶어서 가는 게 아니라 남이 보내고 싶은 사람을 생각하고 같은 날에 시도하면 둘 중에 하나는 영영 가버린다던걸? 그때 너랑 나랑 같이 보고 하지 않았나? 네가 같이 하자고 했는데 봐! 둘 다 학교에 왔잖아. 그것도 제일 먼저! 근데 기분 이상하긴 하다- 남을 없애는 주문이라니.. 저기.. 조금 이상하지 않아? 왜 나한테만 그림자가 생기지? 응? 사람 말 씹지 말고..

첫번째 이야기 [앗수아까] 오지탐험의 계기는 식물 연구가 아니라 곤충을 연구하기 위함이었으나, 정글에 즐비한 독초 때문에 곤충보다는 식물에 대해 알아가던 나날이었다. 독충이든 독초든 단련된 피부 덕에 끄떡없어하는 현지 원주민들마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우리가 근처라도 갈라치면 괴성을 지르며 가로막던 식물. 그들이 ‘앗수아까’라고 부르는 거대한 주머니를 가진 식물이었다. 항상 조심해서 다니느라 허리 필 새가 없는 정글 속 유일하게 혼자 넓은 땅을 차지하고 넓게 그늘을 드리우고 있는 식물. 그러나 원주민의 반응 탓에 우리는 앗수아까에 접근하길 피했다. 문제는 팀원 A양과 B군이 오지에서 동고동락하며 사랑에 빠진 것. 거기까지야 팀장인 내 소관이 아니기에 그들의 애정행각을 눈감아주었으나 어느 날 밤 뜨거운 ..

첫번째 이야기 심심할때마다 미갤 눈팅은 하지만 글은 커녕 댓글하나 안달다가, 이번에 처음으로 썰하나 풀어볼게. 나는 사실 귀신같은걸 믿지않아. 아니 사실 믿고싶지않은게 정확하지 있다고 생각하면 너무 무섭잖아ㅠ 그런데 확실히 무당이니, 뭐 이런 초자연적인 현상은 분명히 있을 수 있다고 믿게 된 계기가 있었는데, 우리 어머니한테 아버지 이야기를 듣고나서 부터야. 무서운 이야기는 아니지만 좀 신기할거야. 우리 부모님은 결혼식 올리시기 전에 나를 갖게 되셔서 월세방으로 시작했고 내가 아마 7살때쯤? 그때 결혼식을 올리셨던걸 기억해. 그때 결혼식에서 나는 부모님 결혼식을 못보고 어린이방? 같은데서 따로 놀았던걸로 기억한다. 그땐 몰랐지만 생각해보면 결혼식장에 아들이 천진난만하게 돌아다니는 것도 좀 이상하지ㅎㅎ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