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의 장사는 크게 성공해 남자보다 훨씬 많은 돈을 벌었다. 그 여자에게 고객을 빼앗기는 것을 시기한 남자는, 그녀에 대한 원한이 쌓여갔다. 그 무렵 그 나라에는, 상대가 죽는 모습을 그림으로 그려 집에 걸어놓으면 그대로 저주가 걸린다는 믿기 힘든 소문이 나돌고 있었다. 남자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마음으로, 그 저주를 실행헀다. 상대가 죽는 모습을 그리면, 그 모습대로 죽어간다는 저주다. 다만 그 그림은 확실하고 아름다워야만 한다. 화가로서 나름대로 자신이 있던 남자는, 그 여자가 군인들에게 강간당해 끝내는 불에 타죽는 끔찍한 그림을 그렸다. 그것도 40페이지나 되는 스케치북 한가득. 며칠 뒤, 그 여자 곁으로 군인이 다가와 초상화를 의뢰했다. 하지만 여자가 그림을 그려 건네주자, 군인은 무언가 마음에 들..
그러던 어느 날, 저는 우연하게 일찍 출근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날만큼은 제가 선배에게 보답으로 쥬스를 만들어 주려고 생각하고 주방으로 향했습니다. 그 날은 선배와 저를 빼면 아르바이트를 하는 사람이 없는 날이었기 때문에, 아침 청소도 끝낸 뒤라 맛있는 쥬스라도 만들어 줄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미 부엌에서 믹서기가 돌아가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아무래도 오늘도 선배가 쥬스를 만들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순간 분한 마음에 주방 창문으로 몰래 선배를 지켜보기로 했습니다. 그 맛있는 믹스 쥬스에 뭘 넣어서 만드는지 알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선배는 이상한 짓을 하고 있었습니다. 주머니에서 필름 통을 꺼내더니 그 안에 들어 있는 것을 믹서기 안에 붓고 혼자서 중얼거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고개를 쭉 내밀어..
하지만 그러지 않았다. Bea가 그건걸 원하진 않을 테니까. Bea는 우리의 하나뿐인 자식이 증오로 망쳐지는걸 원치 않았을 거다. 이 이야기는 슬픔에 대한 얘기는 아니다. 또한 사랑하는누군가를 영원히 잃어버리는 것에 대한 충격에 관한 것도 아니다. 이 이야기는 훨씬 더 끔찍한 이야기이다. 내 딸은 활기가 넘쳤고, 늘 소리지르며 뛰어다니거나창 틀을 넘어다니곤 해 탁아소를 망가뜨리곤 했다. 딸 아이의 6살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친구들과 영화를 보러 나섰는데 덕분에 신이나 사람들 사이를 쏘다니는 Sam을 겨우따라가고 있었고, Sam은 종종 사람들 속에서 돌아보며 “아빠얼른 와!”라고 소리치며 보챘다. 난 Sam을 돕진 못했지만 분명 사랑했다. Sam을 쫓아가려 했었다. 정말로. Sam은 도로로 뛰어드느라 정신이..
나를 포함해 우리 부서 대부분은 그를 인정하고 있었고 좋게 평가했다. 대하기 편하지만 예의 바르고, 유머 감각도 있는 A군은 금세 우리 부서에 녹아들었다. 하지만 그런 A군을 달가워하지 않는 사람이 딱 한 명 있었다. B씨라는 사람이었다. B씨는 30대 중반의 남자로 일은 꽤 잘 하는데, 인격적으로 문제가 있달까, 다른 사람을 비하하는 말을 자주 내뱉곤 했다. 단점은 당연히 물어뜯고, 장점마저도 이리저리 말을 돌리며 헐뜯어대곤 했다. 그렇다 하더라도 통렬히 물어뜯거나 사정사정할 때까지 늘어지는 일은 그제껏 없었다. 좀 기분이 나빠지기는 하지만 그것 뿐이니 크게 문제가 된 적은 없었다. 그저 다들 최대한 B씨랑 얽히지 않으려고 노력할 뿐. 새로 들어온 A군에게 일을 가르치는 건 내 몫이었고, 내가 의식적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