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충 소식을 전해듣고 엄마한테 전화를 했고, 곡소리를 내며 우는 엄마의 목소리를 듣고나서야 무슨일이 벌어졌는지 알겠더라구요. 손을 덜덜 떨면서 친구들한테 대충 얘기하고 집으로 직행. 패닉상태인 엄마를 겨우 차에 태우고 아빠랑 같이 외가로 출발. (외할머니와 외할아버지는 경상도에 두분만 거주하고 계셨음) 외가에서 멀지않은 대학병원에서 수술중이라는 연락에 병원으로 날아가다시피했는데 도착해보니 수술은 끝나고 회복실을 거쳐 중환자실로 옮겨지셨더라구요. 중환자실은 면회가 허락된 시간에만 들어갈수 있기에, 복도에서 우는 이모들을 달래면서 기다리다 본 할머니의 모습은 너무나 처참했어요. 얼굴을 못알아볼정도로 심하게 다치셔서 사람도 못알아보고 호흡기만 낀채 겨우 버티고계셨어요. 그날이 시골에 장이서는 날이라 장도 볼겸..
무방비하게 벌거벗은 채 이불을 덮고 침대에 누워있는, 무기로 쓸 만한 건 아무 것도 없는 데이비드의 유일한 희망은 그 삐그덕거린 소리가 우연이었다는 것 뿐이었다. 그는 머릿속으로 집 구조를 그려봤다. 계단을 통해 유일한 복도로 올라오면 막다른 통로 끝 침실 문이 있다. 계단은 13단이다. 네 번째 단이 가장 시끄럽다. 밟을 때 마다 삐그덕거리는 소리가 난다. 데이비드는 누운 채 얼어붙어서, 감히 근육 하나 움직이거나, 이불을 부스럭거리게 만들어 고요를 깨트리지 못했다. 그는 가슴 속에서 미친듯이 뜀박질하는 심장 소리를 집중해 들었다. 그는 귀가 달아오를 때 까지 숨을 참았다. 이제 적막은 비정상적으로 느껴졌다. 데이비드는 갑자기 침실 서랍장 위 손목시계 소리를 의식하게 됐다. 초침이 움직이는 소리는 그의..
나냔이 다니는 학교가 옆면으로 산을 끼고 있거든. 학교가 도심 바깥쪽에 위치해서 좀 외진 곳이라 가게들이랑 원룸촌이랑 규모 작은 아파트, 그리고 학교 빼면 유동인구가 많은 편은 아님. 그래서 더 가까운데 방을 얻고 싶었어. 동기모임이라도 갖고 밤 늦은 시각에 집에 가려고 하면 많이 무섭잖아. 시발새끼. 근데 나냔 타이밍이 늦어서 학교 근처 자취방들은 다 빠지고 트윈 원룸의 ㄱ 윗 막대기 일층 방만 남았더라고. 솔직히 일층이라 안전의 위험도 있고 웬만하면 다른 방 얻고 싶었는데 주위에 마땅한 방이 없었어. 저 ㄱ자에서 90도로 꺾어진 안쪽 면 말고 윗막대기의 바깥쪽 면은 뒤로 시멘트 담벼락 이런 거 있고 일 미터 정도 간격두고 다른 원룸의 뒷면이었거든. 그 사이는 인적도 없고 누가 숨어도 모를 것 같고. ..
그 후부터 그 터널을 지날때마다 터널 중간 조금 지나서 이상한 소리가 들린다는 소문이 돌았지 얘기해주는 형도 아침에 우유싣고 나가다가 몇번 들었는데 정말 소름끼친다고 하더군 우유싣고 나가는 그 시간대가 하필 이상한 소리가 들린다는 새벽 5~6때 였거든 그 후 부터는 그곳으로 안가고 고속도로타고 좀 돌아서 간다고 하더라(원래 겁이 좀 많은 형임 ㅋㅋ 등치는 나보다 더커갖고) 나야 뭐 지금도 안믿지만 그때도 귀신이란게 있겠냐고 마냥 신기하고 궁금하기도 해서 우유싣어 나갈때 싫다던 형을 조르고 졸라서 결국 그 터널에 가보게 되었어 안그래도 썰렁한 강원도 국도에서 차한대 홀랑 그 어두침침한 터널을 지나려니 그것만으로도 오싹하더라 터널벽에 덕지덕지 그을음이 무슨 괴물같아도 보이고... 그런데!! 형이말한 라디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