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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 천장 위의 마을

그의 말에 따르면, 엎드려 있는 이유는 전학 오기 약 한 달 전에 있었던 일 때문이라고 한다. 당시에 그는 집의 자기 방에서 게임을 하곤 했는데 문득 정신이 들고보니 방의 천장에 댄 판이 살짝 틀려 있는 게 보였다고 한다. 의자를 딛고 천장 위에 올라가서, 손전등으로 주변을 살피며 무엇 때문에 어긋난 건지 둘러보았다. 그랬더니 천장 위가 의외로 꽤 넓어서, 마치 끝없이 펼쳐진 듯 보였다. 그는 천장이 틀어진 이유를 찾는 걸 뒤로 하고 천장 안을 쭉쭉 걸어서 가보았다. 그런데 건전지가 다 닳았는지, 갑자기 손전등 불이 꺼지고 주변이 암흑에 휩싸였다. 조금 무서워서 방으로 돌아가려는데, 너무 많이 왔는지 방의 불 빛이 보이지 않을 정도라 천장에서 길을 잃은 셈이 되어버렸다. 난처했지만 일단 방을 찾아보자 싶..

카테고리 없음 2023. 11. 2. 23:14
일본괴담) 할머니의 일기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후부터 단 한 번도 빠짐없이 매주 일요일마다 신사를 찾았다고 한다. 할머니의 따뜻한 손을 잡는 것이 무척 기분 좋아서, 나는 참배 가는 것을 좋아했었다. 신사에 도착하면 할머니는 언제나 손을 모으고, 조용히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대단히 오랫동안 눈을 감고 기도를 올렸다. 나는 언제나 단순한 소원만을 빌고, 할머니의 진지한 옆얼굴을 바라보곤 했다. 할머니의 기도가 끝나면 [할머니, 뭘 빌었어?] 라고 물었지만, 할머니는 싱긋 웃을 뿐 한 번도 대답해 주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별 신경을 쓰지 않았다. 그저 언제나 돌아오는 길에 할머니가 사 주시던 아이스크림을 기대하며, 할머니와 이야기를 하며 돌아오곤 했다. 그러는 한편, 나는 어릴 적부터 영능력이 강하다고 할까, 계속해서 나쁜 영에..

카테고리 없음 2023. 11. 2. 20:22
괴담) 어머니의 옛날 일기

=지금부터는 어머니의 시점(시각)에서 이야기를 진행 하고자 합니다.= 그 일이 일어났던 날.. 나는 방에서 동생을 돌보고 있었고, 엄마는 저녁을 하시고 계셨는데 대문 밖에서 누군가 내 이름을 불렀다. "숙아~ 숙아~" 목소리는 속삭이는 것 같았고, 바람결에 잘못 들은 것 같기도 하여 그냥 있었는데... 이번에는 약간 신경질적인 목소리가 들렸다. "숙아!! 숙아!!" 약간은 날이 선듯한 목소리에 친구가 밖에 와있나 보다 생각하고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누군지 잘 모르겠지만 몇 시간 전까지 같이 놀던 동네 친구가 무슨 일로 찾을까 생각하며 문을 열고 나가 고무신을 신고, 눈을 들어 대문을 바라 봤는데 헛바람을 들이킬 수 밖에 없었다. 대문의 높이는 그렇게 높은 것이 아니지만 대문이 허리춤에 오는 걸로 봐..

카테고리 없음 2023. 11. 2. 16:49
실화괴담) 환갑잔치

은임은 이제 그 그릇과 술 주전자를 들고 장독대로 향했습니다. 키보다도 더 높은 큰 독에 발판을 놓고, 옆 장독대에 잠깐 은탕기를 올려놓고… 이제 술주전자에 술을 듬뿍 떠서 내리는 순간, 등에 업고 있던 동생이 그만 은탕기를 툭 쳐서 그 큰 술독에 떨어뜨리고 말았습니다. 은임도 그만 깜박하고 그냥 술 주전자만 들고 앞 마당의 잔치판으로 들고 가버렸구요. 잔치가 끝나고, 화기애애하게 뒷정리나 지어야 할 오 진사 댁에서는 무서운 문초가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이런저런 이유로 확실히 범인이 아니라는 증거가 있는 종 십 여명을 제외한 나머지는 임시로 마련된 형틀에 묶여 주리를 틀리고 있었습니다. "끄으으으으으으윽! 아니어요! 절대 아니어요!" "아닙니다 아닙니다" 다리가 으스러지는 고통 속에서 종들은 절대 자신이..

카테고리 없음 2023. 11. 2.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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