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번째 이야기 대학 시절 친구가 죽은지 4년이 지났다. 지난주, 대학에서 같이 부활동을 했던 친구들이 모여 그 녀석 무덤에 성묘를 하러 갔다. 한적한 시골의 작은 공원묘지였기에, 휴일 낮인데도 우리 말고 다른 참배객은 없었다. 묘비를 깨끗이 닦고, 꽃을 바친 후 손을 모은다. 따로 할 일도 별로 없고, 남자 다섯이 흉하게 몰려와 참배나 하고 있었기에, 주변에 패밀리 레스토랑이라도 찾아 거기서 옛날 이야기나 하기로 했다. 그래서 뒤로 돌아 공원묘지를 나가려는데, 출구에 사람이 있었다. 그 곳은 무척 작은 곳이라, 출입구는 두 명이 겨우 지나갈 정도로 좁은 것 하나 뿐이었다. 우리 다섯이 거기를 우격다짐으로 지나가면 분명 폐가 될테니, 우리는 그 사람이 지나갈 때까지 기다리기로 했다. 하지만 그 사람은 움직..
1. 럭비 몸이 불편한 남자가 있었다. 두 손 두 발이 없는 선천성 질병을 가지고 태어났다. 학교에 갈 수 없다고 의사가 말했지만, 부모는 본인의 의사를 존중해주고 싶었다. 남자는 학교에 가고 싶었기 때문에 보통 초등 학교에 입학하게 되었다. 그리고 어느 날, 그 아이는 진흙투성이가 되어 돌아왔다. 뭘했냐고 물어보니 웃는 얼굴로 럭비를 했다고 대답했다. [그렇게 즐거웠어?] 부모님은 아이의 모습을 보고 안심할 수 있었다. 2. 조난자 전 세계를 배로 여행하고 있었다. 위험하기로 유명한 해역을 항해하다가 배가 난파되는 바람에 어두운 바닷속으로 빠지고 말았다. 섬에 표류해서 어떻게든 살긴 했지만, 도대체 어떻게 되는 걸까. 뭔가 없을까 싶어서 찾으려고 걷기 시작하는데 멀리서 간판 같은 것을 발견했다. 가까이..
첫번째 이야기 장례식장에서 있었던 이야기할께요...아..전 경주에 살아요. 지방4년제 졸업하고, 병원에서 일하면서, 그 병원 장례식장 소장꼬임에 넘어가서, 전문대 장례복지과에 다니면서, 병원나와서는 장례식장에 일을 시작했습니다. 제가 일하던 장례식장사무실은...요양병원지하에 있었어요. 대개의 병원장례식장이 다 그렇듯이요..근데 사장놈이 후레자식놈이라, 사무실에 CCTV를 얼마나 설치해놨는지... 보통 장례식장직원들은 상가가 없으면, 밤엔 불끄고 자는데..요 사장이 술집이랑 이런저런 유흥업소를 같이해서, 밤에 와서, 새벽 늦게 올라가는 일이 많고, 어떤 때는 아침이 다 되서 오기도 하지요. 그래서 거의 철야를 했었는데, 못 자게 할려고 한 거지요..2인 1조로 24시간 맞교대 근무였는데,...사무실 전면이..
첫번째 이야기 과거 대학에 다닐 무렵, 사정이 있어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목수 견습생으로 일하던 동생과 함께 자취를 한 적이 있다. 옆집에는 여든 가까운 나이인데도 정정한 할머니가 살고 계셨다. 할머니는 이사를 오자마자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친구도 만들고,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곤 했다. 나나 동생도 잡혀서 이야기 한 적이 몇 번 있었다. 자기 남편이 옛날에 목수였다느니, 지금 혼자 살 수 있는 건 교사 출신이라 연금이 나오기 때문이라느니, 손주가 올해부터 대학교에 다닌다느니. 별 흥미도 없는 이야기를 끝없이 늘어놓는 분이었다. 당시 살던 집은 방이 두개로, 나와 동생이 방을 따로 썼다. 그리고 내 방은 옆집 할머니 방과 벽 하나를 두고 맞닿아 있었다. 어느날, 자려고 드러누웠는데 옆방에서 즐거운 듯 [캬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