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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서 진짜 그때그때마다 생각나고 하고 싶은 일 생기면 바로바로 하고 좀 미친짓을 많이 했는데 예를 들어서 저녁먹고 잠깐 학교밖에서 컵볶이같은거 먹고 있다가 삭발하러 간다던가 야자하다가 걍 슥 나가서 운동장 걷다가 온다던가..

     

     

     


    그날도 야자하던 중에 갑자기 기분 다운되가지고 혼자 조용히 mp3 귀에 꽂고 교실나왔었음.
    반에서 감시하는 쌤도 없었고 마침 복도에도 순찰하는 사람도 안보여서 걍 또 운동장 갈려고 한층 내려갔음

    우리 교실이 3층 중앙쪽에 가까워서 가운데 계단으로 내려갔는데

    근데 그날따라 2층 전체가 불이 꺼져있었음.
    그래서 나는 '와 오늘 2학년들 개꿀이네'하면서 부럽다~하고

    무슨 생각이었는지 모르겠는데 2학년 교실 안에를 그냥 쳐다보면서 끝쪽 계단으로 걸어갔음

    근데 원래 교실이라는거 좀 개판처럼 쓰긴했지만 다 물건들이 막 방금 쓰던 것처럼 올려져 있는거임 집에갔으면 그래도 좀 정돈 되어 있을건데 말야..

    여튼 복도를 지나서 끝쪽 계단으로 1층 내려가니까 또 1학년은 야자를 하고 있드라

    뭐 아무 생각없이 밖에 나가서 운동장 노래들으면서 별있나 하면서 걷고있다가보니 종소리가 들리는 거임.

     

     


    그래서 쉬는 시간인가 보네 하고 다시 교실갈려고 향했음

    우리교실가니까 애들 뭐 거의 다 자고 있고... 힘드니까 늦은 시간되면 애들도 말수 적어지고 잘 안돌아다님 ㅋㅋㅋ
    그래서 나도 책상에 엎드려서 잘라고 긴 담요 덮었는데

    갑자기 위화감이 싹 도는거야.. 뭔가 등골이 오싹하고..

    왜냐면 1층에서부터 3층까지 계단타고 돌아오는길에 불꺼진 복도가 없었던거 같았거든

    그 생각이 딱 드니까 확인하러 가고 싶은데 담요도 못벗고 아예 일어나지도 못하겠는거야..

    귀에는 이어폰 꽂아서 노래소리만 들리니까 주변에 사람 없는거 같고 담요 들추고 일어나면 아까봤던 불꺼진 교실에 혼자 있을거 같다는 상상도 되고 미치겠더라고

    아 어떡하지 이대로 누가 깨울때까지 가만히 있을까 근데 진짜 불꺼진 교실 안이면 나 지금 빨리 탈출해야하는거 아닌가 하고있는데

    야자 다시 시작하는 종소리가 이어폰 너머로 들려서 다시 살 고개를 들었는데 다행히 그냥 우리 교실이었음..

     

     

     


    식은땀 막 흘리면서 그 시간은 그냥 뭐지? 뭐지? 하면서 눈동자만 돌리다가 끝났음...

    나중에 야자끝나고 인사하고 이제 집갈려고 내려가는데

    확실히 2층도 야자하고 있었음.. 복도는 환하게 불켜져있고 2학년 애들도 집가려고 우르르 나오는 중이었거든

    그날 진짜 홀린듯이 나와서 아버지 차타고 집가서 뭐 아무것도 없이 바로 잠들었음..

    다행히 다음날 자고일어나니까 그 오싹한 기분은 다 사라져서 다시 학교갔는데
    아버지 가게 문 여는 시간에 같이 나가는거라 내가 거의 전교에서 1등으로 일찍 학교 가는 편이거든
    그래서 첫빠따로 3층까지 갈라가 하는데

    와 진짜 1층에서 2층으로 못올라가겠는거야.. 우리가 0교시를 7시30분이었나 시작하는데 내가 학교온게 6시쯤이니까 아직 좀 어둑어둑하지 사람은 없지 조용하지 시바 진짜 계단 손잡이 잡고 한발 내딛은 상태로 머리만 계속 굴렸음..

    그러다가 춥기도 하고 걍 개무시하고 올라가자 해서 올라가는데

     

     


    또 인간이란게 안볼라고 하면 보게 된다고.. 3층 올라갈려고 하는 순간에 옆눈으로 2층을 봤거든..

    내가 씹고 그냥 후다닥 올라가던 중이라 0.5초 정도 본거 같은데

    교실 창문 너머로 학생들 다 앉아있는거 같더라

    이 시간에 있을리없는데 말야...


    그 이후 한 며칠간 잠도 제대로 못자고 학교-집 생활했음.. 그거 이 후론 다른건 못봤지만
    주말 올때까지 짐승처럼 말도 못하고 생각도 교실이다 밥이다 집이다 정도만 생각하면서 병신처런 살았던거 같음...

    만약 진짜 내가 그때 그 어두운복도에서
    미쳐가지고 뭐 교실에 들어갔다던가
    아니면 더 오랫동안 어슬렁가렸다던가
    그랬으면 어떻게 됐을지.. 지금 다시 그때 상상하니까 오싹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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