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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앞으로 도둑 여자애 한명이 도망가고 있었고
    그 뒤를 경찰 남자애 한명이 뒤쫓고 있었음
    여자앤데 달리기가 빨라서 잘 도망다니더니만
    막다른 벽이 있는 빌라 안쪽 골목으로 들어갔음
    나는 잡았구나 싶어서 히죽거리며 따라가는데

     

     


    갑자기 먼저 들어간 둘이서 미친듯이
    소릴 지르면서 뛰쳐 나오는거임
    그때까지는 살면서 그런 표정을 처음 봤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전쟁 영화에서 폭격맞을때
    피해다니는 병사들 표정이랑 똑같았었음
    근데 그랬으면 내가 겁먹어서 들어가질 말아야
    하는데 희한하게 그때 이끌리듯이 혼자 들어갔음

    대로에서 골목으로 우회전하고 다시 좌회전하면
    큰 담장이 나오는데 그 왼쪽으로 빌라가 있음
    정확히는 빌라 뒷편이라 현관없이 창문들만 보임
    그 창문들 중에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창문이었음
    몇층인지는 정확히 모르겠어 아마 4~5층?
    암튼 막다른 길 담장에 섰을때 묘한 느낌에
    올려다 봤는데 그 가장 높은 창문이 열려있었어
    그리고 새하얀 커튼이 휘날리고 있었어
    바람은 전혀 안불던 여름날이었는데 말야

     

     


    그리고 비현실적으로 새하얀 원피스?
    암튼 얇은 치마옷을 입은 여자가 서있었어
    떨어지기 직전의 모습처럼 서있었어
    근데 어릴때였지만 그냥 느낌이 그랬어
    아 사람이 아니구나
    나는 소리도 못 지르고 가만히 서서 보고 있었지
    근데 멀리 허공을 보던 여자가
    갑자기 스윽 나한테 고개를 내리더라고

    그리고 그 순간 먼저 도망쳐나왔던 친구가
    나를 낚아채서 데리고 나왔어





    지금 단번에 써내려왔는데
    장면장면이 너무 생생해서 나도 신기하다

    사실 결말이 진짜 싱겁고 별거 아닌 얘긴데
    나한테는 아직까지 미스테리임
    그 여잔 뭐였을까
    진짜 귀신인지 아니면 자살 직전의 사람인지

    그래서 초반에 내가 그런 얘기 한거임
    차라리 진짜 귀신이었음 좋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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