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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깥에 찬 바람이 불던 겨울, 평상시와 같게 거실 컴퓨터로 겟앰프드를 하고 있었음. 학원을 다녀와서 2시간동안은 집에 나밖에 없는 시간이라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게임을 할 수 있는 나만의 시간이었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겟앰프드를 하고 있다가 문뜩 주위를 보니 해가 저물어 집이 어둑어둑해져 있었음.

     

     

     

    집안에 전체적으로 불을 켜놓으면 괜찮았겠지만 내가 사용하고 있는 장소 외의 공간의 불을 켜놓다가 아빠한테 걸리면 전기세를 이유로 엄청 혼나기 때문에 거실 컴퓨터쪽에 전등하나 켠 채로 등 뒤의 어둠을 뒤로한채 게임을 계속했음.

    등 뒤의 어둠을 망각할정도로 겟앰프드는 재미있었음. 현질을 못해서 게임머니 악세를 끼고 있었지만 씨티맵에서 나무배트를 들면 그 당시 최고의 악세였던 용발톱을 만나도 무섭지 않았음. 하지만 나무배트로 번지시키는게 나에게 엄청난 재미를 주는 만큼 상대방에게 엄청난 굴욕감과 무기력함을 선사하기때문에 나무배트로 번지시키는 판은 다수의 표적이 될 각오를 했어야 됐음.

     

     

     

    하지만 번지가 주는 쾌감에 중독된 나는 나중을 생각하지 않고 상대방들을 무차별적으로 밖으로 날려버리고 다녔음. 당연하게도 나는 다음판에 사람들의 표적이 되어 제일 먼저 죽게 되었고 관전을 하게 되었음. 이때부터 사건이 벌어짐...

    혼자 분을 삭이지 못하고 씨익씨익 거리고 있을때 내 관전화면은 짧고 뾰족한 단도를 들고 구석에서 잠수를 타고있는 사람을 비추고 있었음. 다른 사람을 보려고 화면을 돌리려고하던 그때 문뜩 뾰족한 칼 끝에 집중해서 귀신을 보는 방법이 떠오르게 됨. 컴퓨터 화면안에 있는 게임 아이템으로는 귀신이 안보일 수도 있지 않을까? 설마 보이겠어?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게임 속 단도를 노려보면서 귀신보는 방법을 진행하게 됨.

     

     

    그 판이 끝날때까지 칼 끝을 노려보다가 그 판이 끝나고부터 숨을 참았음. 하지만 겁쟁이였던 나는 주위를 둘러볼 용기따윈 존재하지 않았음. 시선은 컴퓨터에 고정한채로 귀에 모든 신경을 집중하며 주위 소리에 신경을 곤두세우게 됨. 하지만 게임의 판사이의 짧은 간격때문인지 나는 별다른 이상을 감지하지 못하고 별거없네ㅋㅋ 라는 생각을 가지고 게임을 계속 했음.

    그 당시 냉장고가 흰색이라 거울만큼은 아니여도 근처의 있는 사물을 어느정도 비춰 보여줬었는데 게임을 계속 하다가 몸이 뻐근하여 기지개를 켜면서 우연히 컴퓨터 왼편에 있는 냉장고를 본 순간 나는 얼어붙을 수밖에 없었음. 사람 발이 공중에 떠서 냉장고 앞을 쑥 지나가는 것을 모격하게 됨. 그 순간 모르는 척하면서 다시 게임을 계속 했음. 겉으론 아무렇지 않은척 게임을 했지만 등은 벌써 식은땀으로 흥건했고 게임은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음. 잘못봤겠지싶어 다시 냉장고를 본 순간 오줌을 지릴 수밖에 없었음..

     

     

     

    이전에는 발 방향이 내 반대쪽으로 향해서 이동했었는데 다시 본 냉장고 속에는 내 쪽을 향한 상태로 멈춰있는 공중에 떠 있는 사람의 발이 보였음. 진짜 극한의 공포를 느끼고 오줌을 바지에 적시며 패닉에 빠졌었음. 너무 무서워서 당시 게임을 같이 하던 사람들에게 내 뒤에 귀신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지만 돌아오는건 조롱과 비웃음뿐 이었음. 눈물을 글썽이고 바지에 오줌을 쌀만큼 무서웠지만 내 뇌는 나에게 한번 더 냉장고를 확인하라고 명령을 내렸고 다시 본 순간 그대로 컴퓨터 키보드에 이마를 박고 기절하게 됨. 그 발이 내 바로 옆에서 공중에 빙글빙글 돌고있었음.

    눈을 떠보니 엄마가 놀란 눈으로 날 흔들며 깨우고 있었음. 냉장고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것을 다시 확인하고 나서야 나는 안심을 하고 울면서 엄마한테 안기게됨. 실컷 울고 엄마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하였지만 엄마는 믿지 않았음. 이 뒤로 상황을 정리하고 단순해프닝으로 상황을 종결하고 넘어갔음. 당시 난 충격으로 수개월간 혼자 못잤지만 시간이 흐르고 별탈없이 살아옴. 근데 나중에 엄마에게 뒷 얘기를 듣게됨...

     

     

     


    내가 겪은 일을 엄마 시점에서 써봄
    엄마는 평소처럼 7시쯤에 집에 도착을 했음. 집 현관을 열고 들어왔는데 그때부터 엄마는 뭔가 이상하다는 걸 느낌. 우리집은 상상이상으로 아버지가 고지식하고 감정적임. 지금 생각나는 예를 몇개 적어보면 어릴때 아버지랑 같이 아침먹다가 우유가 담긴 컵을 쏟은 적이 있음. 보통 어린애라면 우유 아깝다 또는 얼른 닦아야겠다 라는 생각이 드는게 정상이라고 생각하는데 나는 평소에 아버지를 아니까 공포에 휩싸일 수밖에 없었음. 예상대로 아버지는 호통을 치며 화를 내셨고 아버지의 호통에 겁먹은 나는 허둥지둥거리며 화장실에서 휴지를 가져왔음. 휴지로 얼른 우유 닦고 있는데 아버지가 옆통수를 손바닥으로 때림. 행주로 닦으면 되는데 휴지로 닦는다고. 휴지가 공짜냐고. 그리고 어느날은 주말에 학원에서 수업을 듣고 있는데 프론트에 있던 사람이 내 교실로 와서 아버지가 나 찾는다면서 집으로 가보라는 거임.

     

     

     

    무슨 일이지 하면서 집에 가니까 다짜고짜 화내면서 엎드려뻗치라고함. 이유 물으면 맞을거같아서 시키는대로 함. 그러고 이유도 모른채로 집에 있던 각목으로 엉덩이 몇대 맞음. 진짜 아픈데 울면 더 맞아서 울지도 못함. 그러다가 나중에 이유를 알려주는데 내가 내 방문을 다 안닫고 창문을 열어놔서 내가 학원에 있을때 창 밖에서 불어오는 바람으로 방문이 쾅 닫혀서가 이유였음. 본인이 방문 항상 닫고 다니라고 했는데 왜 말을 안듣냐면서 거의 한시간 동안 갈궜던걸로 기억함. 여튼 이런 아버지 성격탓에 집에서는 아버지의 말이 곧 법이었음. 이런 아버지가 정한 규율 중 하나가 신발장에 신발 벗어 놓을 때 무조건 신발 앞쪽이 현관문쪽으로 향하게 두고 왼쪽부터 나이순으로 신발을 둬야되는 것이었음. 근데 엄마가 들어오니까 신발이 다 뒤집어진채로 중구난방이였다고 함. 그래서 엄마는 처음에 도둑이 들었던 줄 알아서 황급히 집 안으로 들어왔는데 컴퓨터 앞에 내가 쓰러져 있던거임.

     

     


    일단 엄마는 너무 놀래서 심장이 벌렁벌렁 거렸다고 함. 도둑이 나를 폭행해서 내가 어떻게 된 줄 아셨다고 했음. 그래서 엄마가 깨웠을때 내가 눈 떠서 너무 안심이었다고.. 여튼 엄마가 나 오줌싼거 보면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몰라도 안아줘야겠다고 생각을 해서 바로 안아주셨고 나한테 자초지명을 듣게 됨. 엄마는 듣고 얘가 몸이 허약한가? 보약을 지어 먹여야되나? 라고 생각했다고 함. 그리고 일단 바지 세탁기에 넣고 나한테 씻으라고 한다음에 냉장고를 보는데 냉장고 앞에 집에 있던 컵이 거꾸로 엎어져있었다고 함. 뭐지 싶어서 컵을 치웠는데 그 안에 있던 물이 쏟아져 나오면서 뭔가 불쾌감이 들었다고 함. 처음 느껴보는 감정이라 뭐지 싶었는데 다시 생각해보니까 거꾸로 뒤집혀져 있던 컵에 물이 가득차 있던게 이상했다고 함. 그러고 그때 이제 내가 했던 이야기가 생각이 났다고 함.

     

     

     

    엄마도 그때 너무 무서웠는데 본인이 동요하면 나까지 패닉에 빠질 거 같아서 아무렇지 않은 척 했다고 함. 아무렇지 않게 나한테 밥 차려주고 나랑 같이 티비보고 그냥 평상시처럼 대해주셨음. 그리고 다음날 내가 학원이였나 학교였나를 갔을 때 엄마는 휴가를 내고 외할머니한테 전화를 하셨음. 외할머니가 무당이거나 이런건 아니신데 외할머니가 오랫동안 불교신자이시기도 하셨고 평소에도 엄마가 외할머니한테 의지를 많이 했어서 전화를 하셨음. 외할머니는 상황 설명을 다 듣고 절에 가볼테니까 엄마한테 일단 시장에서 하얗고 큰 무를 여러개 사서 반으로 자른다음에 집안 구석구석에 놓고 있으라고 하셨음. 이거 외할머니한테 이유 물어보니까 무가 귀신을 흡수하는 성질을 가졌고 귀신이 주로 있는 곳이 구석진 곳이라 그러셨다고 함. 엄마는 할머니 말대로 구석구석에 무를 놓았고 할머니 전화만 기다렸다고 함. 몇시간 뒤에 할머니한테 전화가 왔는데 스님이 나를 데리고 절에 한번 와보라고 하셨다고 하셨음.

     

     

     

    엄마는 주말에 나를 절에 데려갔고 스님이 나를 보고 나랑 대화도 해보고 나랑 몇시간정도 같이 계신다음에 엄마한테 했던 말이 내가 보통사람보다 영혼이 맑게 태어나서 주위에 귀신들이 많이 꼬일거라고 하셨다고 함. 그러면 어떻게 하냐고 부적이라도 써야되냐고 물으니 방법은 딱히 없다고 하셨음. 다만, 귀신이 많을 것 같은 흉가 같은 곳 보내지 말고 악행을 못저지르게 하라고 하셨다고 함. 아무 것도 없는 곳에 향을 피워 공간을 채우는 것만큼 쉬운 것이 없는데 내가 딱 그상태라고 하셨다고 함. 그 뒤로 엄마는 내가 나쁘게 물들까봐 아빠 설득해서 학군 좋은 곳으로 이사가고 한달에 한번씩 절에 가고 그랬음. 이 뒤로 가끔 내 물건이 엉뚱한 곳에서 나타난다거나 가위에 눌린다거나 가끔 아무도 없는 곳에서 인기척을 느끼곤 했지만 어릴때만큼의 임팩트 있는 경험을 한 적은 없었음.

     

     

    어제도 약속나가려는데 엊그제 밤까지만해도 책상에 있었던 지갑이 몇개월 열어보지도 않은 장농에 있었음ㅋㅋ 이제 뭐 익숙해짐. 시간이 오래지나서 아무렇지 않을줄 알았는데 썰푸니까 아직도 머리털이 쭈뻣쭈뻣서네. 그냥 한번에 적을라고 했는데 안그래도 1편쓸때 뒷골 계속 싸늘했었는데 이 내용까지 붙여서 한꺼번에 썼으면 귀신보일 거 같은 느낌들어서 시간 좀 지나서 썼음ㅋㅋ 쏘리

    막상 글로 적어보니까 엄청 대단한 이야기 아닌 거 같은데 뭐 누군가에게 소소한 재미라도 줬다면 만족함.
    다들 코로나 조심하고 내일 월요일 화이팅ㅎㅎ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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