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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 사람의 반이었던 나는 상당히 많이 나머지 수업을 했던 게 당연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어.



    입학하고 1개월 쯤 지났을 때, 


    교실에 남아서 밤 7시까지 묵묵하게 담임 담당 과목 프린트물을 하고 있었어.


    프린트물이 무사히 끝나고 교무실에 있을 담임한테 가려고 교무실 문을 열고 소리쳤어.



    나[안녕하세요. ○○선생님 계신가요?]



    교무실에는 선생님이 2~3명 정도밖에 없었어.


    제일 앞에 있던 여자 선생님 말로는 


    담임은 집안 사정 때문에 퇴근했으니까 프린트물은 책상에 두고 가라더라.


    프린트물을 책상에 두고 교무실을 나가려고 했을 때, 


    승강구는 닫혔으니까 비상구로 나가란 말을 들었어.


    이 학교는 7시에 승강구가 닫히도록 되어있어.

     

     

     




    그래서 나머지 수업을 하는 학생은 신발을 들고 비상구로 나가야돼.


    비상구는 각층 복도 끝에 있고 계단으로 내려가게 되어 있어.



    교실로 돌아와서 짐을 싸고 신발을 들고 비상구로 걸었어.


    1학년 8반부터 1학년 7반, 1학년 6반……이 순으로 줄지어져 있었고


    비상구가 보이기 시작했을 즘, 불이 켜져있는 반을 발견했어.


    왜 지금까지 몰랐던 거지.



    좀 이상하게 느끼고 교실 안을 슬쩍 보니까 5명 쯤 되는 여자애들이 창밖을 보면서 웃고 있었어.


    아니, 웃는 소리가 좀 기분 나쁠 뿐 딱히 이상하진 않았는데, 위화감이 장난 아니었어.


    누가 얘기를 하고 있는 것도 아닌데, 다 같이 동시에 웃고 있었거든.


    그 동작에 위화감을 품지 말라는 게 더 무리지.


    이 반은 어…5반 옆이니까 4반인가? 


    4반 여자애들은 이상하구나, 그렇게 생각하고 비상구로 나간 다음 계단을 내려갔어.




    다음 날 동아리에 4반 애가 있어서 이 얘기를 했는데​


    걔는 진짜 우리 반 맞냐고 의심했어.​

     

     


    4반 여자애들은 딱히 시끄러운 애도, 한눈에 봐도 이상해보이는 애도 없다는 거야.​


    그럼 4반이 아닌 애가 4반에서 웃고 있었던 건가?​


    내 입으로 얘기해놓고 점점 무서워졌어.



    그리고 마지막으로 4반 애한테 내가 말했어.



    나[근데 4반은 비상구 가까이에 있으니까 


    뭔 일 나도 바로 도망칠 수 있지. 우리 8반은 걍 골로 갈지도 몰라(웃음)]



    4반[어? 우리도 안 가까우니까 골로 가지(웃음)]



    나[아니아니, 먼저 니네가 도망친 다음 5반, 6반, 7반…]



    4반[너는 입학 한지 1개월이나 지났으니까 얼른 교실 좀 외우라고(웃음) ​


    니들 층에는 5~8반까지 있고 위층에 1~4반이 있잖아? 등신]



    걔가 말하길 ​


    5층 | 비상구 | 1반 | 2반 | 3반 | 4반 |​


    4층 | 비상구 | 5반 | 6반 | 7반 | 8반 |​


    배치가 이렇게 되어 있대.


    그럼 그 웃고 있던 여자애들이 있었던 교실은 대체 뭐였던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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