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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때 당시 예능쪽을 담당하던 편성국과
    뉴스를 담당했던 보도국으로 나뉘었는데
    난 보도국쪽으로 들어가게 되서 뭐 연예인을 본다던가
    그런일은 없었고 오히려 사건사고가 일어나면
    마치 경찰들 출동하듯이 카메라맨과 취재기자와 같이
    차타고 이동하는 식이었음

    그러다보니 고작 6개월 일하는데도 직접 본 시체만
    20구 가까이 되더라.

    가장 처음 본 시체는 광안리 빌라단지에서 일어났던
    살인사건이었는데 내연녀와 아내 둘을 칼로 죽이고
    달아난 남편이 해수욕장 근처에서 잡혔고
    그 빌라 안을 직접적으로 촬영하는거였음.

     

     


    이미 경찰들이 폴리스라인을 쳐놓고선
    일반인들 접근금지 시켜놨던 상황인데
    방송국 카메라맨들은 아무 거리낌없이 막 들어가더라.

    거기서 1차 멘붕

    그리고 들어갔더니 이미 거실바닥엔 피가 흥건하다못해
    철퍽 거릴 정도로 피가 쏟아져있었고 그 위로 시체가
    등을 보이며 누워있었음

    거기서 2차 멘붕

    차마 대놓고 보기 힘든 광경이라 고개 돌리고 있었는데
    근데 카메라맨이 나한테 찍을거니까 조명 제대로 비추래
    씨발 그럼 어쩔 수 없이 조명 켜고선 나도 같이 시체를
    봐야하는 상황이 됨

    거기서 3차 멘붕

    경찰들이 하는 얘길 들어보니 배를 찔려서 내장이 나오니 어쩌니 이러는데 정말 다행인건 시체가 누워있는 상태라
    그거까진 안봐도 되는 상황이었음.
    근데 시발 갑자기 검사 한명이 들어오더니
    '어디 시체 상태 좀 봅시다'
    이러면서 시체를 확 뒤집어 버림 시발

     

     

     


    내가 앵간히 잔인한 영화도 막 크게 무서워 하거나
    그런 쫄보가 아님에도 그 상황은 17년이 지난 지금도
    머리속에 각인되있을 정도로 정말 끔찍 했음

    여튼 이런식으로 사건현장을 직접적으로 확인하다보니
    별의별 상황을 다 겪게 됨.

    그리고 어느정도 시체를 보는것에 있어 익숙해질때쯤
    제목에 쓴 두 자녀와 엄마의 자살에 관한 얘기를 해볼까함

    부산 남천동 인근으로 제보전화가 들어옴
    기본적으로 시민들에게 제보를 받긴 하지만
    사건사고가 일어나면 경찰이나 소방서에서
    연락이 올때도 많음

    아마 기억하기론 경찰서에서 연락이 온걸로 암

    일단 출동해서 갔더니 이미 경찰차들과 119 차량
    소방차량이 즐비하고 골목길이다보니 현장 바로 앞까지
    차를 이동하긴 힘들어서 중간에 내려서 걸어가기로 함.

     

     


    대충 500미터 거리? 에서 하차를 하고
    장비를 내리고 이동하려는데 와... 코가 마비될 정도로
    역겨운 악취가 이미 마을 전체에 진동을 함

    한창 날도 더울때인데 뜨거운 바람에 악취까지 더해지니
    그냥 기분이 너무 좆같더라

    일단 현장을 가보니 이미 부패가 시작되는 상황이었고
    경찰들 말론 방치된지 한달 가까이 됐다고 함
    2구는 초등학생 쯤 되보이는 어린 아이 둘이었으며
    바로 옆에 성인여자의 시체가 있었음
    물론 형태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의 부패가 진행됐고
    소방원들과 경찰들은 수습중이었음
    이것도 윗집에 사는 집주인이 냄새가 너무 심해져서
    경찰에 신고해서 안거라고 함

    어찌저찌해서 촬영을 끝내고 추가적인 상황을 알기위해
    경찰서로 갔음
    그리고 거기서 시체 바로옆에 있던 유서를 보게 됨

     

     

     


    이건 내가 전부를 기억하지는 못하지만 대략적인 내용과
    가장 마지막 문단에 적힌 글귀는 머리에 정확히 남아있음

    내용인 즉슨

    여자는 친정과 시댁 양쪽에서 괴롭힘을 많이 당한걸로 보임 특히나 시댁쪽에서 지속적인 간섭으로 인해 심적으로 힘들었고 친정은 계속 여자에게 물질적인 요구를 했음 근데 남편은 이미 3개월 전에 딴 살림 차려서 집을 나가고선 연락이 두절된 상태며 어떤 도움을 받을 수 없었던 여자가 두 아이를 키워내야하는 절박한 상황이었음

     

     


    더이상 살아갈 기운이 없던 여자는 자살을 결심하고
    어차피 남아있던 두 아이들도 불행해질게 뻔하니
    본인이 직접 아이들을 칼로 죽인후
    스스로 목숨을 끊은걸로 유서의 내용이 적혀있었다

    그리고 마지막엔 이렇게 적혀 있음

    '날 도와줄 사람은 어디에도 없다 그래서 두 아이와 함께 세상을 떠나기로 결심 했다. 날 이렇게 만든 친정식구들과 시댁을 저주한다. 죽어서도 당신들을 저주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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