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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번째 이야기

    네 뭐 새벽에 일하다 여러가지로 마음도 심란하고 작업도 잘 안되서 제 예전 경험담을 이야기 해 볼까 합니다.
    전 종교가 없습니다. 신의 존재는 반반 정도로 있을 수도 없을 수도 있다라고 생각하구요.
    제가 믿고 의지하는 것은 제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겪은 경험밖에 없습니다. 일단 경험론자 라고 해두죠.
    지금부터 쓰는 이야기들은 백프로 사실임을 약속 드립니다.


    전 서울에서 태어나서 자라다 초등학교때 학교 야구부에 있던 상급생을 때리고 선생님이 저를 너무 미워하셔서
    혼자 시골에 있던 빈 집에 내려가서 혼자서 학교를 다녔어요. (제가 원한 일 입니다.)


    집은 도로도 없었던 산속에다 마을과 떨어진 곳에 있었어요. 30년 정도 전의 일이라 그땐 전기가 안들어 오는 집들도 많았구요.
    워낙 겁이 없던 성격이라 한번도 무섭진 않았습니다. 어머니께선 한달에 한번씩 다녀가셨구요. 중 2때 부터 일년 가까이 같이 계셨습니다.


    집 뒷마당과 뒷산으로 이어지는 길에 연고가 없는 산소가 하나씩 있었구요. (뒷마당엔 3미터 거리, 윗길엔 20미터 거리쯤)
    한 2년 정도는 혼자서 밥을 해 먹으면서 학교까지 걸어 다니면서 생활 했습니다.

    그러다가 중학교 2학년때 였을거에요.
    무연고 인줄 알았던 뒷마당 산소에 가족으로 보이는 어른들 몇분이서 벌초를 하고 제사음식을 놓고 절을 하고들 가신적이 있습니다.
    가로등 같은게 없어도 달빛이 훤해서 자다가 화장실에 가는길도 훤히 보이던 시절인데
    그날따라 밤중에 자다 화장실에 가야 하는데 앞마당을 지나서 화장실 까지 가려니 너무 귀찮아서 뒷문으로 나가
    뒷마당 풀밭에다 쉬를 하려고 나갔는데


    환한 달빛 아래
    뒷마당의 산소 앞에 일반 평민들이 입던 하얀 한복을 입은 노인이 쭈그리고 앉아 산소 앞에 놓여진 제사음식을 허겁지겁 드시고 계셨어요.
    잠결이라 "어 누구세요?" 하고 말했더니 연세가 꽤 있으신 할아버지가 뒤를 돌아 저를 보더니 씨익 웃으시더군요.
    그래서 엉겁결에 "안녕하세요" 라고 인사를 드리면서 곰곰히 생각을 해 봤는데 그 마을에 집이 몇가구 안되거든요.
    동네 사는 분들은 다 알고 있는데 처음뵙는 분이라 누구지 하고 있었는데 뒤쪽에서 집에서 키우던 강아지가 제 소릴 듣고 달려와서
    한번 쓰다듬고 산소쪽으로 고개를 돌렸는데 흔적 없이 사라지셨더라구요.

     

     





    귀신인가 하는 생각도 있었지만 밤이라 쌀쌀하고 졸립기도 해서 일단 들어가서 잤습니다.
    그런데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 간밤의 일이 생각나서 뒷마당에 가보니 음식이 하나도 흐트러짐 없이 그대로 있더군요.
    신기한건 집 강아지가 먹었을 만도 한데 식탐도 많은 녀석이 그 음식은 입에 대지도 않았습니다.
    나중에 어머니께 말씀 드리니 "우리집 뒤에서 신세를 지는 양반이니 너 별탈없게 잘 돌봐 주시겠지" 하면서 쿨하게 넘어 가시더군요.
    실제로 그 뒤에 친구들과 산에서 놀다가 큰 사고가 날뻔 했는데 무사히 다치지 않고 온 기억도 있어서 그말이 맞는가 싶었습니다.
    이것이 제가 첫번째로 목격한 귀신(혼령?) 이야기구요.


    그 후로 몇번 더 귀신을 본 경험이 있는데 지금 일을 마저 해야해서..
    혹시 더 듣고 싶은분이 계시면 일 끝나고 마저 써 놓겠습니다.


    오늘따라 일이 진짜 잘 안되네요 급한데..





    암튼 두번째 귀신을 본 기억은 아마 같은 해 여름 이었을겁니다.
    시골 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작은 계곡이 있는데 몇몇곳은 수심이 굉장히 깊어 해마다 외지인들의 익사 사고가 한두건씩 발생하던 곳 이었어요.
    그 해 여름 외지인 한분이 낚시 내지는 물놀이를 하다가 익사하는 사고가 발생 했습니다.

     그곳은 친구들과 자주 수영하러 가는 곳이지만 수영을 못하는 외지분들은 물의 깊이를 가늠하지 못하고 낚시나 수영등을 하다가 빠진 뒤
    웅덩이가 항아리 모양으로 생긴 곳인데다 물이 초록색이라 바닥이 안보이고 이끼 때문에 미끄러워 매우 위험한 장소 였는데요.
    방학때라 사람들이 모여서 한쪽에선 아주머니가 울고 계시고 아저씨 몇분은 긴 대나무로 물속을 휘휘 저으며 시신을 찾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시신이 떠오르질 않고 주위에 모여든 어른중에서 낚시대를 동원 하는등 여러 방법을 써도 시신은 올라오질 않았는데요.
    지금 생각하면 객기나 영웅심이였는지 몰라도 자주 수영하던 곳이고 큰 수경(물안경)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어른들이 보는데서
    물에 뛰어 들었습니다. 동네 친구도 옆에 있었기 때문에 더 까분건지도 모르겠네요.


    한 1미터 정도 밖에 내려가지 않은것 같은데 시야가 그리 좋지 않았고 항아리 처럼 생긴곳에 물이 회전하는 곳이라 가만히 있으면
    몸이 빙글빙글 돌 정도의 물살 이었어요. 암튼 조금 잠수해서 사각팬티에 하얀 런닝셔츠를 입은 약간 뚱뚱한 아저씨가 물 한가운데서
    고개를 숙이고 선채로 빙글빙글 돌고있는 것이 보였어요. 조금 겁나기도 했지만 이미 사망한거란 생각은 못했을 나이라
    런닝 자락을 붙잡고 물 위로 손을 뻗으면 되겠다 싶어서 더 가까이 갔는데..


    전 보지 말아야 할 것을 거기서 보았습니다.
    밑에서 아저씨의 발목을 붙잡은채로 웃고 있던 그 여자의 얼굴을요.
    한복은 아니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아무튼 촌스런 웃도리에 중간정도 길어 사방으로 미역처럼 흐느적 거리던 머리카락들,
    웃고 있어서 더 길어보이는 빨간 입, 하얗게 변해있는 얼굴 등..
    제가 너무 놀라서 물속에서 소리를 질렀는데 저와 눈이 마주쳤습니다. 절 보던 눈이 아직도 잊혀지질 않아요.


     

    그 뒤부터는 기억이 안납니다. 전 죽기 살기로 빠져 나왔다고 생각 했는데 물 밖에서 정신을 차려보니 아저씨들이 하시는 말씀이
    제가 그 돌아가신 아저씨 머리채를 움켜잡고 비명을 지르면서 미친 아이처럼 손을 뻗어서 살려 달라고 했다더군요.
    그 아저씨들은 시신을 보고 놀라서 그런줄 알고 저와 고인을 끌어 올리고 절 진정 시키려고 했던거구요.
    저쪽을 보니 돌아가신분은 바닥에 눕혀져 있었습니다. 물에 불어 핏기가 하나도 없는 노란색 발바닥이 지금도 기억나네요.


    유족분이 통곡을 하시면서 울고 계셨기에 차마 귀신을 봤다는 말은 못하고 나중에 학교에 까지 알려져 선생님께 꾸중도 들었습니다.
    저보고 한심 하다고 하실지도 모르겠으나 이후로 전 사십대 초반인 지금 까지도 낚시를 하러 간 적이 단 한번도 없어요.
    피서철에도 물이 깊은 계곡이나 저수지 등에도 간 적이 없구요. 초록색을 띈 깊은 물에 공포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바다는 가끔 가서 수영도 하고 했지만 한강 조차도 전 무서워요.


    위의 이야기들 모두 1페센트의 거짓도 없는, 제 기억에 의존한 이야기 입니다.
    일 좀 하다가 자고 일어나서 나머지 글을 올릴께요. 몇번 더 있습니다.



    잠들기 전에 그 다음에 있었던 짦막한 일화를 써 보겠습니다.


    중학교때 시골에서 동생처럼 키우던 강아지가 뒷산 외진곳에서 외지인의 올가미에 걸려서 뼈와 가죽만 남은것을 본 뒤
    정말 밀렵꾼들을 증오하며 지내다 결국 서울로 다시 전학을 가게 되었습니다.


     
    서울에서 고등학교를 다닐때의 일입니다.
    몇 학년때 인지는잘 기억이 안나네요. 아마 2~3학년 정도 되었을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워낙 오래전 일들이라.


    버스를 타고 등하교를 하던 시절이라 아마 가을쯤 이었을겁니다. 학교 수업을 마치고 버스를 타고 집으로 가고 있는데
    신호에 걸렸는지 버스가 잠시 정차 한 동안 나도 모르게 창밖을 내다 보았는데요.


    창 밖에 보이는 건물 2층 커피숍 창가에서 왠 하얗게 떡칠한것 같은 얼굴과 두껍고 진한 빨간색 입술을 하고 있던 아줌마와
    동시에 눈이 마주쳤는데 절 보더니 웃더군요. 너무 괴기스런 광경이라 눈을 피하고 예전에 물 속에서 봤던 여자와 비슷한 느낌이라
    5초도 안돼 다시 그곳을 쳐다 봤는데 방금 절 쳐다보며 웃던 아줌마는 온데간데 없고 그 자리엔 커플로 보이는 두 분이
    마주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놀랄만한 일은 아까 눈이 마주쳤던 아줌마는 분명 창가에 걸터앉아서 사람들을 보고 있는 자세로 있었는데
    그 자리에 앉아 있는 커플들은 어깨 정도 높이 부터만 보였어요. 창은 통유리 였구요.
    따라서 그 아줌마는 커플들의 머리 높이의 통유리 앞에 팔을 괴고 앉은채로 둥둥 떠 있었던 겁니다.


    중학교 때의 트라우마가 남아있던 저는 결국 한동안 약 15분 여를 더 돌아가는 버스를 타고 집과 학교를 오갔네요.
    그러다가 기억에서 잊고 지낸듯 합니다. 공부하느라 정신 없을 시절 이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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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번째 이야기 

     


    귀신을 봤던 경험담 2











    그 뒤에 고3 여름 방학때의 일 입니다. 이 일은 아직까지 선명하게 기억 나네요.
    당시에 입시 준비를 하느라 실기 시험도 중요 했었기 때문에 시골집에 혼자 내려가 공부를 하고 있었어요.
    12시에 잠들어서 새벽 4시에 일어나 공부 및 연습만 했던 시절인데



     

     

     


    시골집에 내려간지 아마 5일쯤 지난 뒤 였을겁니다.
    그때가 저녁 9시 정도 였던걸로 기억 하는데 갑자기 공부에 집중이 안되고 산만해 지더라구요.
    해서 마당에 나가 바깥 공기나 마시면서 산책을 하려 했었는데 집 옆쪽 뒷산으로 이어지는 길에서 인기척이 나는 것 같았습니다.


    그날은 날이 흐렸는지 달이 뜨질 않았는지 깜깜한 밤 이었는데 야생동물도 많고 하던 때라 집 기둥에 걸어둔 랜턴을 가지고
    그 쪽으로 가서 불빛을 비춰 보았어요. 그런데 멀리 한 20 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 하얀 물체가 보였습니다.
    순간 랜턴을 위쪽으로 비추자 하얀색 한복을 입은 무언가가 산 위로 걸어가고 있었어요. 아주 천천히.


    놀라서 "어 누구세요?" 하고 소리를 질렀는데 왠 할머니 께서 천천히 뒤를 돌아 보시더군요. 전혀 귀신같지 않아 보였습니다.
    가까이 다가갈 수록 선명해 지는 모습이 정말 귀신이 아니라 어떤 할머니 였어요.


    '이 깜깜한 밤에 산길을 향해 걸어 가시다니?' 뭔가 이상하단 생각이 들더군요. 할머니께 가서 "할머니 이 시간에 어딜 가시려구요?" 하고 여쭤봤더니
    뭔가 알아 듣기 힘든 목소리로 딸네 집에 간다고 말씀 하시더군요. 동네에서 뵌 적이 없는 어르신이고 너무 위험한 상황인것 같아서
    일단 할머니 따님을 모셔다 드리겠다고 설득하고 제 집으로 모셨습니다. 아무리 여름 이라지만 산속이라 저녁때는 기온이 떨어져 꽤 쌀쌀하거든요.


    일단 중간 방에 이부자리를 깔아 드리고 이불을 덮어 드린 다음에 "할머니 따님 모셔올 테니까 어디 가시지 말고 조금만 주무세요." 하고
    랜턴을 들고 부리나게 한 300미터 정도 떨어진 이장 아저씨네로 달려 갔습니다.

     

     

     



    상황을 말씀 드리고 이장 아저씨와 같이 집에 왔습니다만 이장님도 모르시는 분 이더라구요. 하루 재워 드리고 아침에 보내라고 하시길래
    그러면 안된다고 더 알아봐 달라고 말씀 드렸는데 이장님이 이것저것 여쭤보니 치매가 있으셔도 자식들 이름은 선명하게 기억 하시더군요.
    이름을 곰곰히 듣던 아저씨가 혹시 어디 마을에 누구 아니냐고 했는데 맞다고 하시더군요.


    알고보니 집에서 산 아랫길로 한 30분 정도 거리에 있는 다른 마을에 사셨던 분의 성함이라 이장님이 오토바이를 타고 그쪽 마을분을 모시고
    다시 우리집으로 오셔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여쭤 보셨는데 아랫 마을 아저씨께서 한다리 건너 아는 분의 어머님 이셨더라구요.
    이장님의 집으로 가셔서 전화로 수소문을 해서 가족분과 연락이 되어 새벽 한시쯤 인가 자고 있을때 가족분이 차를 끌고 찾아 오셨습니다.


    이장님 및 아랫마을 아저씨도 같이 오셔서 정황을 들었는데 사연은 다음과 같습니다.
    할머니께선 아랫 마을에 사시던 분인데 아들이 가까운 도시로 할머니와 함께 이사를 가셨고 따님은 출가를 하신 뒤에 돌아 가셨답니다.
    돌아가신 따님은 이전 글에 언급한 집에서 20여 미터 정도 떨어진 그 산소에 모신거구요.
    평소에 많이 귀여워 하시던 막내따님이라 할머니께서 마음의 상처가 크셨었나 봅니다. 아드님을 따라 객지에 가셔서 사니는 동안
    성묘는 거의 오지 않으셨다고 하네요.


    나중에 할머니께서 치매에 걸리셨는데 자꾸만 시집간 딸이 잘 있나 보고 싶으시다고 집을 나가시는 일이 잦아져서 가족들이
    모두 주의하고 있었는데 잠시 가족들이 아침에 자리를 비운 틈에 집을 나가셨답니다.
    아침에 나가셔서 제가 저녁 9시경에 발견 했으니 그 구부정한 허리로 천천히 하루종일 걸어 오신건지 버스를 타고 오셔서
    계속 헤메고 다니신 건지 기억을 못하셔서 알 방법은 없었습니다. 마음이 너무 짠 하더라구요.

     

     

     



    늙은 아드님과 손자분이 함께 오셨는데 아마 손자분이 운전을 하셨던 걸로 기억 합니다.
    아무튼 그쪽에서도 급하게 오신다고 사례의 표시로 담배를 두보루 사 들고 오셨는데 그건 이장님과 아랫동네 아저씨께 드리고
    서둘러 할머니를 모셔 가시려다 산소가 바로 옆이고 길도 위험하지 않다고 말씀 드려서 새벽에 할머니를 양쪽으로 부축하고 가시는 동안
    저는 서둘러 부얶 찬장에 있던 술 한병과 잔을 챙겨들고 따라가 새벽의 성묘를 지켜 봤습니다.


    할머니 께선 계속 딸네집엔 언제 갈거냐고 하시는데 마음이 너무 아프더라구요.
    아드님과 손자분이 정말 효자분이셨습니다. 전화연락을 받을 때 까지 온가족이 미친듯이 할머니를 찾아 다니셨다는군요.


    아무튼 서로 고맙다는 인사를 나누고 할머니 손도 붙잡고 "할머니 오래오래 건강하게 사세요." 라고 말씀 드리니 할머니 께서 갑자기
    옷자락 속의 주머니를 주섬주섬 꺼내시더니 꼬깃꼬깃한 지폐 몇장과 사탕을 몇알 저에게 주셨어요.
    처음에 사양 하려다가 할머니께서 "내 살아 더 못볼낀데 니 쓰거라." 하시는 말에 얼른 받아들고 웃으며 "할머니 고맙습니다." 라고 했어요.


     

     

     


    그렇게 차를 타고 가시고 전 다음날 읍내에 나가 과일 몇개와 북어포, 정종을 한병 사와서 집에 있는 낫을 들고 그 산소로 가서
    벌초도 나름 깨끗하게 하고 과일과 포를 놓고 술을 따른 다음에 절도 하고 "아줌마 할머니 건강하시게 잘 도와드리세요." 라고 말하고
    전에 이야기한 중학교때 할아버지 혼령을 보았던 뒷마당에 있는 산소에 가서도 마찬가지로 벌초와 음식을 놓고 절을 했습니다.


    그때까진 이런 남의 무덤에 각자 그런 사연들이 있을거라곤 생각하지 못했어요.
    이래저래 하루가 다 가버렸지만 그 날부터 편한 마음으로 공부와 연습을 할 수 있었고 다시 서울로 올라갔습니다.


    그렇게 한참을 정신없이 보내고 그 해 겨울이 될 무렵에 꿈을 꾸었어요.
    꿈에 그 할머니 께서 나오셨는데 처음 뵙는 아주머니와 함께 계시더군요. 할머니께서 "고맙데이. 잘 다녀오그라" 라고 하시며
    저에게 쌀이랑 금돈 같은걸 아주머니와 함께 같이 저에게 던지시는데 잠에서 깨 버렸습니다.
    잠에서 깨어 할머니께서 돌아가셨나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재수없게 살아계신 분 한테 그런 생각을 하는게 아니다 싶어 별 신경 쓰지 않았어요.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시험도 잘 치르고 모든일이 순탄하게 잘 풀릴 무렵 시골에 다녀오신 어머니께서
    집 옆의 묘를 사람들이 이장 해 갔다고 하시더군요. 할머니께서 돌아가셔서 같은 장소에 모신다고요..
    아 그때 꿈이 그런거였구나 하고 느꼈습니다.


    그리고 또 이년 정도 뒤에 정신없이 공부하며 살다가 몸이 너무 안좋아지고 체중이 줄어서 여름 방학때 어머니와 함께 시골집에 다시 가게 되었어요.
    매일 세끼씩 어머니가 해 주시는 밥을 챙겨 먹으며 지내던 어느날, 밤에 마당에 산책을 나가서 걷다가 좀 떨어진 곳에서
    그 할머니가 세 계신 것을 보았어요. 놀랐다기 보다는 어 이러고 말을 못하고 있었는데 할머니 얼굴을 보니 화가 잔뜩 나신 표정으로
    저를 혼내듯이 쳐다 보시더군요. 뭐가 잘못 되었다 싶어서 부얶에 계신 어머니께 달려갔는데 어머니는 설거지 등을 하시다 절 보셨고
    제가 불안해서 여기저기 살펴보니 어머니 옆쪽 구석 어두운 틈에 시골에서 까치독사라 부르던 검정색 독사가 또아리를 틀고 들어와 있더군요.


     

     

     

     

     


     

     


    일단 어머니를 밖으로 나가시게 하고 싸리 빗자루와 작대기를 들고 집어서 밖으로 내 보내려고 했는데
    시골에 살면서 뱀이 사람을 피해 잽싸게 도망 다니는 것만 보았지 사람을 공격 하려고 들이 대는건 그때 처음 보았습니다.
    위험하다 싶어서 어쩔 수 없이 작대기로 뱀을 때려서 죽이고 산쪽 풀밭에 버린 다음 다음날 어머니와 읍내에 내려가서
    백반과 담배가루를 사와(그때까지만 해도 제 시골엔 담배 가루를 팔던 시절입니다.) 집 주위에 잔뜩 뿌려놨어요.


    쌀쌀해서 들어온건지는 모르겠지만 자칫하면 어머니가 물릴 수도 있는 상황 이었고 집이 외진 산속에 있어서 뱀에게 물리기라도 하면
    다음날 까지 기다려 읍내 보건소로 가야되기 때문에 자칫하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던 일입니다.


    그 이후로 그 할머니의 모습을 본 적은 없습니다.
    하지만 시험도 잘 치를 수 있게 도와주시고 어머니께 사고가 생길뻔 한 일을 막아 주신듯 해서 아직까지 감사할 따름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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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번째 이야기



    이제 그 후의 이야기를 해 볼까 합니다.


    원하던 대로 유학도 잘 다녀오고 군대도 별 탈없이 잘 다녀와서 한동안 그런 이상한 일을 겪은적이 없었습니다.
    있었다고 하더라도 워낙 복잡한 도시 속의 생활이라 모르고 지나쳤을 가능성이 있겠죠.


    가끔 군대 후임들에게 옛날 이야기를 해주듯이 잠들기 전에 예전에 있었던 이야기 들을 해주면 무서워 하던 친구도 있었고
    믿지 않는 친구도 있었지만 전 믿거나 말거나 식으로 넘어가곤 했었지요. 어쨌던 시간 잘가라고 해 준 이야기 들이니까요..


    사실 제가 그런 경험이 있다지만 전 무속인이나 괴담 이런건 잘 믿지 않아요.
    오직 제가 직접 보고 들은것만 믿는 경향이 있어서요.


    암튼 그 뒤에 이십대 후반의 이야기 입니다. 년도는 아무리 생각해도 기억이 잘 나지 않네요.


     

     

     


    그땐 거의 하루의 대부분을 지하 녹음실 안에서 생활 했습니다. 지금도 별반 다르지는 않지만요.
    규모가 매우 큰 회사는 아니었고 지금은 없어지고 잔재만 남은 회사지만 그땐 수많은 사람들로 북적였습니다.
    오디션 보는 날이면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사람들로 정말 토할것 같았어요. 스케줄도 너무 빡빡했구요.


    보통 녹음이 없는 날 저녁 늦게나 새벽에서야 조용히 한 두명이서만 있을 수 있었습니다.
    가끔 보면 녹음실에 귀신이 나왔다는 기사들이 나오곤 하잖아요. 앨범 홍보라는 사람들도 많고 말이지요.
    제가 보기엔 홍보가 90 실제가 10 정도 됩니다. 그런데 그 10퍼센트가 진짜 장난이 아니에요.


    이제 제가 10여년간 이쪽 일을 하며 겪은 이야기 들을 하나씩 해 볼까 합니다.
    들은 이야기들은 빼고 제가 직접 겪은 이야기만 할건데 정확한 년도들은 다 기억하지 못하기 때문에 무작위로 쓸 수도 있습니다.


    이십대 후반 식사를 하고 녹음실에 들어 갔어요.
    부스 앞에 앉아서 메모 되어있는 일정표를 보다 시창(부스에 있는 유리창)을 보았는데 갓 이십대 쯤 되는 여자 아이가 안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더군요. 콘솔 이라던가 여타 장비들은 다 꺼논 상태 였기 때문에 안에서 무슨 노래를 하는지는 들리지 않고
    그저 노래하는 모습만 보았죠. 전 위에서 내려보내서 연습시키는 것으로 알고 그냥 제 할 일을 했습니다.
    데뷔전에 내려와서 연습하는 아이들도 많았으니까요.


    암튼 제 할일을 좀 살펴본 뒤 장비들의 전원을 켜고 좀 이따 봤더니 콘솔에 마이크 피크가 전혀 올라가지 않는거에요.
    쉽게 말해 노래는 부르고있는데 마이크를 통해서 소리는 전혀 들어오지 않는 그런 상태 였습니다.


    장비들을 다 재 확인 하고 시창 앞에서 손을 흔들어서 저를 보게 했습니다. 노래 부르다가 절 쳐다 보더군요.
    그래서 제가 토크백으로 이야기를 하려고 헤드폰을 착용 하라는 시늉을 했는데 그냥 계속 노려 보기만 하길래 무슨 말인지 못알아 듣나 싶어
    옆에 있던 헤드폰을 들고 머리에 쓰라는 시늉을 했는데도 보고만 있길래 답답해서 옆 문을 통해 부스로 들어 갔습니다.


    그런데 안에 아무도 없더군요.

     

     

     



    부스 안을 둘러보고 피아노 옆도 살펴보고 했지만 사람이 있던 흔적은 없었습니다.
    마침 선배가 들어왔길래 자초지종을 말 했더니 깜짝 놀라면서 자기도 전에 그런 일이 있었는데 사람들이 안믿어서 말 안하고 있었다고 하더군요.


    그 뒤로도 방음된 부스 안에서 노래 하는 사람 이외에 다른 사람의 목소리가 미약하게 녹음되는 등 복잡한 일들이 참 많았습니다.


    더 무서운 일도 하나 있었는데요. 지금은 고인이 되신 그 선배와 또 한사람이 같이 목격한 일인데 그분은 이민을 가셨구요.
    회사에서 내려 보낸 여가수의 연습겸 가녹음을 하려고 부스 안으로 들여 보냈는데 들어가서 시창 밖을 정면으로 보고 서 있을때
    선배가 억! 하고 단발성 비명을 지르면서 놀라더라구요. 옆에 있던 분도 뒤를 이어 헉 소리를 내시고.


    뭔가 해서 시창 안을 보니 몇개의 손-팔이 그 아가씨를 붙잡고 있다고 해야하나 매달려 있다고 해야하나 말로 표현을 못하겠네요.
    목 아래를 감싸고 있는 팔도 있었고 원피스 허리 옷자락을 잡고있는 손도 보였고 배위에 놓여진(얹어진?) 손도 있었고..
    마치 공포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듯 했습니다. 작은 팔도 있었고 성인의 것으로 보이는 손도 있었어요.

     

     

     

     




    "너 저거 봤냐?", "네.", "너도 봤어?" 이런식의 대화를 하다가 나중에 보니 또 안보이더라구요.
    다들 영 찝찝하고 그래서 일단 토크백으로 말을 해서 나오라 하고 장비가 고장난게 있어서 고쳐야 하니까 위에 올라가 있으라고 해서
    올려 보냈습니다. 그리고 그게 서로 무엇인지에 대해 의견을 주고 받다가 시창 유리에 뭔가 하자가 있어서 그런건 아닌가 해서 결국 막내인
    제가 부스 안에 들어가 시창 앞에 섰습니다. 아무 이상 없다고 나오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헤드폰을 걸어두고 나오는 도중에
    누가 제 귀에 콧바람을 부는듯한 느낌을 받았는데 굉장히 기분나쁜 느낌이라 온몸에 소름이 다 돋아서 얼른 밖으로 나왔습니다.


    그 뒤로 얼마 지나지 않아 몇번의 비슷한 일이 있은 뒤에 선배와 저는 회사를 그만두었어요.
    지금은 고인이 되셨지만 그 선배는 사장이 나쁜일을 많이 해서 그런것 같다고도 하고 여러 추론을 해봤지만 딱히 결론은 못 내렸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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