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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들으니 사태 파악이 되었다.

     

    혹시 위험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잠깐 들었으나, 이럴 때 약해지면 안 된다.


    - 이봐요. 미쳤어요? 다짜고짜 무슨 말인가요. 못들은 걸로 할 테니 돌아가세요.

    - 아니요. 돌아갈 생각은 없고요, 사실 말도 길게 할 생각 없어요. 설명하는 것도 지겨우니까요.

    - 설명할 게 뭐 있어요? 어서 나가세요. 안 나가면 소리를 지를 거에요.

    - 안방에서 자는 두 따님이 껠텐데...

    - 그럼 경....

    - 경찰에 전화하는 것도 의미 없어요.

    - 말도 안 되는 소리 할 거예요? 어서 나가요!

     

     


    - 영희 씨. 어렵고 복잡한 거 아니에요. 그냥 나와 나가서 근처 모텔에서 한 시간만 있다가 오면 되는 겁니다.
      당신 삶이 바뀌는 거 아무것도 없고요, 오늘 지금 이 시각이면 아무도 모를 거예요.

    - 남편이 올 시간이에요.


    남편은 오늘 야근이 있어 12시는 되어야 들어온다고 했다. 당연히 거짓말이다. 하지만 예상과 다르게 남자는 피식 웃었다.


    - 걱정하지 마세요. 새벽 4시에 들어올 테니까. 야근한다고 그랬겠죠.

    - 곧 들어온다니까요?

    - 지금쯤이면 어디보자... 방금 막 오피스와이프랑 저녁 먹고 모텔에 들어갔겠네요. 게다가 가평이니까 오려면 멀었어요.

    - 야근한다니까요!

    - 궁금하면 전화해 보세요. 이건 할 수 있잖아요? 전화해서 딱 한마디만 해보세요. 이민지랑 가평에 간 거 알고 있다고.

    남자와 약간의 기 싸움이 오갔지만, 평소 남편의 태도가 의심스러웠던 것도 있어서 남편에게 전화해 보았다.

    가평이란 소리에 발뺌하던 남편이 이민지라는 이름도 나오자 갑자기 침묵했다.

    한참을 침묵한 후에 나온 대답은 너무나 뻔했다. 어떻게 알았어?









    - 거 봐요. 맞잖아요.

    남자가 징그럽게 웃었다. 남편에게 따질 생각도 않고 전화를 끊었다.

    곧이어 핸드폰 벨이 울렸지만 지금 이게 중요한 게 아니다. 덜덜 떨리는 손으로 배터리를 빼낸 후 남자에게 물었다.


    - 남편을... 나를.. 뒷조사한 거야?

    - 그러려는 건 아니었지만 궁금해서 알아보긴 했죠.
      아내랑 두 딸이 죽어가는데 4시나 되어야 등장한 남편은 어디서 뭐 하고 있었는지 궁금해지긴 하더라고요.

     

     

     



    죽어가는 아내와 두 딸. 흠칫 놀랐다.


    - 날... 죽일 거야?

    - 아니요. 이번엔 아니에요. 좋게좋게 끝내려고요. 그러니까 어서 나갑시다. 애들은 2시간 정도는 죽은 듯 잘 거예요.

    - 이번엔 아니라니, 그럼... 이미 살인을 저지르고 다닌 거야?


    뭐라 말하려던 남자는 갑자기 입을 닫고 나를 잠시 쳐다보았다. 이내 한숨과 함께 웃음을 흘렸다.


    - 이래서 아직도 당신을 찾아오는 거예요. 보통 여자들은 이쯤 되면 죽이지 말라고, 살려달라고 하더라고요.
      하지만 당신은 달라요. 이 상황에서 침착하다는 게 참 대단해요.

    - 날 찾아오다니, 오늘이 처음이잖아. 난 당신 이름도 몰라. 혹시 당신 스토커야?

    남자는 내가 다니는 직장에서 비정규직 잡역부로 부임한 지 일주일도 안 되는 청년이었다. 가끔 인사만 하는정도였는데...

    남자가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


    - 말이 길어지는군요. 좋아요. 그렇다면 오래간만에 처음부터 쭉 설명해 볼게요.
      이런 말도 안 되는 얘기를 듣고 혼란스러워하는 당신의 모습을 보는 것도 꽤 재미있으니까요.


    남자는 자세를 고쳐앉고 목을 가다듬었다.

    그때까지도 내 머릿속에는 어떻게 하면 틈을 내어 경찰에 신고할까, 에 대한 해답을 찾고 있었다.

    남자가 입맛을 잠시 다지고 말을 이었다.



     

     







    - 혹시 영화 사랑의 블랙홀 봤어요?

    - 아니.

    - 90년대 영화죠. 어떤 사람이 저주에 걸려서 매일매일 하루가 반복되는 거에요.
      밤이 되면 무조건 잠에 빠져들고, 눈을 뜨면 어제 아침으로 돌아가는 거죠. 무슨 짓을 해도 다음날 아침이 돼요.
      심지어 자살로 죽어버려도 다시 아침으로 깨어나죠.

      남자는 처음에는 좋다고 나쁜 짓도 하고 별짓을 다 하지만,
      이내 질려버려 자살을 시도하다 실패하고, 결국 마음을 바꾸어 하루 동안 남을 위해 살기로 하지요.
      그러니 저주에서 깨어나고 짜잔! 내일이 찾아오고 영화가 끝나요.

    - 그게 무슨....

    - 바로 제 얘기라 그래요. 안타깝게도 제 경우는 더 독한 저주에요. 죽으면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는것..
      하루도 한 달도 아니고 죽어야만 처음으로 돌아가요. 마치 엣지오브투마로우같은 영화처럼요.

      처음에 정말 적응 못 했어요. 난 분명 손자 손녀도 보고 암에 걸려 투병하다 71세에 병으로 죽었는데, 웬걸,
      깨어나 보니 내가 24살이 되어있는 거에요. 군대 전역하고 복학해서 아싸로 지내던 찌질이 대학생 때로 말이죠.
      이건 꿈이야, 라고 생각했지만, 일주일도 안 돼서 현실이라는 걸 알 수 있었어요.

      그렇게 또 한 번 사니까 좋더라고요. 사기도 안 당해도 되고, 기억을 더듬어 주식도 하고 땅도 사니까 돈은 금방 모을 수 있었죠.
      시행착오는 있었고, 처음 겪어보는 부자생활에 빠져 살다 보니 말년엔 안 좋았지만, 어쨌든 적당히 늙어 죽었어요.
      그런데 또 깨어나니 24살인 거에요.

    - 저기...


    말을 끊었다. 헛소리도 작작 이어야지. 남자는 미친 거다. 잘 달래서 보낼 수 있을 것 같았다.




     

     

     






    - 말이 길어질 것 같은데 차라도 한잔 내올까?

    - 왜요. 경찰에 전화라도 하시게요?

    - 아니 그게....

    - 하아.... 정말 이러긴 싫었는데 어쩔 수 없네요. 이것 좀 보실래요?
    남자는 핸드폰을 꺼내 잠깐 조작하더니 사진을 한 장 보여주었다.

    눈뜨고 차마 볼 수 없는 장면이었다. 처참하게 죽은 여자아이의 시체였다.

    입은 귀밑까지 찢어져 있고 한쪽 눈은 뽑혀 구멍이 나 있으며 이마부터 정수리까지 뜨거운 것으로 데인 상처도 있었다.

    그리고 그 아이는








    내 첫째 딸이었다.


    - 흐읍!!


    비명이 터져 나올 것 같은 입을 막고 안방으로 뛰어갔다.

    남자는 막지 않았다. 안방을 보니 두 딸은 여전히 잘 자고 있었다. 혹시나 가까이서 보니 멀쩡했다.


    - 애들 깨겠어요.


    등 뒤에서 남자가 말했다. 나는 순순히 방으로 다시 돌아갔다.


    - ....합성이야?

    - 진짜라니까요. 왜, 둘째 딸 사진도 보여드릴까요? 그 애는 성폭행 중일 때 찍어서 더 보기 괴로우실 텐데.

    - 자꾸 이런 장난 할래!!


    참지 못하고 소리를 질렀다. 남자는 여전히 태연했다.


    - 애 깬다니깐. 애가 깨어나면 애들이 엉엉 울어요. 그러면 오지랖 넓은 옆집 여자가 문을 두드리고, 당신은 그 여자에게 도와달라고 하겠죠.
      그러면 난 실패인 거에요. 경찰에게 잡혀 몇 달 살면 끝나지만, 그 과정도 그렇고 교도소는 아무래도 시간 낭비거든요.
      그래서 항상 그랬죠. 실패하면, 두 딸을 죽이고 나도 자살했어요. 나야 뭐 다시 인생 리셋이고 두 딸도 멀쩡하게 되겠죠.
      하지만 이 세상에 남은 당신은 두 딸을 잃은 비참한 삶을 살게 되는 거에요.

     

     

     


    - 뭐라고?

    - 간단하게 말하면, 당신 두 딸을 죽이고 난 자살한다고요. 당신은 많은 걸 잃고, 난 새 삶을 다시 살고. 그러니까 애들이 깨면 안 돼요. 알겠어요?

    남자의 눈에서 살기가 느껴졌다. 순순히 방안으로 들어왔다.

    침묵하는 나는 상관없다는 듯 남자는 자기 좋을 대로 말을 이었다.









    - 처음엔 정말 축복이라 생각했어요. 내 실패한 삶을 다시 되돌릴 수 있다는 게 정말 매력적이었거든요.
      게다가 군대 제대 후라니. 이런 행운이 다 있나 했죠. 그렇게 부자도 되고 여자들도 꼬시고 그러면서 행복하게 살았죠.
      평소 점찍어두었던 여자들하고 한 번씩 다 결혼도 해봤고요.

      아, 당신하고도 결혼했었어요. 나이 차이는 8살이나 나지만, 당신 꽤 동안이라 20년 정도는 만족하며 살았죠.
      당신하고 결혼만 세 번은 한 것 같은데요.


    이제는 될 대로 되라는 식이었다. 아직도 머릿속에는 첫째 딸이 죽은 모습으로 가득 차 있었다. 남자는 말을 이었다.


    - 그러다 보니 좀 지겨워지더라고요. 죽음이 두려워 늙어 죽기를 몇 번 하니, 죽음이 두렵지 않더라고요. 어차피 리셋될거니까.
      만약 리셋이 안되더라도, 이미 충분히 살면서 즐길 거 다 즐기고 살았으니까. 아쉬울 것도 없었죠.
      그렇게 첫 자살을 할 때 걱정 반 기대 반이었는데, 역시나 자살해도 리셋이더군요.
      이미 천국 지옥 이런 것도 우스운 얘기가 되었겠다, 재밌는 게 해보고 싶었죠. 그래서 범죄도 참 자주 저질렀어요.
      처음엔 강간을 많이 했죠. 지금 생각해도 부끄럽네요. 연속강간기록이 127명까지 갔었어요. 한 3년 걸렸나?
      경찰들이 어떻게 움직일지아니 나중엔 숨기기도 쉽고 피하기도 쉽더군요.

     

     

     


      강간 살인 방화... 진짜 암흑기네요. 나중엔 정말 살인을 즐기게 되었어요. 살인기록만 300명 넘게 한 적도 있으니... 그걸 즐기다니..

      지금은 많이 뉘우치고 있어요. 자랑스러운 게 아니라는 거 이제 잘 아니까.
      무슨 범죄를 저지르든 경찰에 잡히겠다 싶으면 자살하고 리셋, 다시 범죄, 다시 리셋... 무수히도 반복했어요.
      아, 아까 보여드린 사진은 그때 찍은 거에요. 당신이랑 오래간만에 섹스하고 싶을 때 협박용으로 찍은 거죠.
      이번에는 그 사진 보여주기 싫었는데.. 다음에 다시 도전해봐야겠네요. 당신은 강단이 있어 쉽게 안 넘어가거든요. 도전하는 재미가 있어요.


    - 말도 안 되는 소리 그만해. 리셋된다면서 어떻게 사진이 남는 거야?


    - 그러게요. 그건 저도 모르겠어요. 인생 리셋될 때 기억이 남는다는 것도 이상하지 않아요?
      리셋 기준시간이 잠에서 깨어날 때인데, 그날 제가 이 핸드폰을 바닥에 깔고 자고 있었거든요.
      내 기억과 핸드폰의 기록과 같이 오나 보더군요. 뭐, 조건은 있어요. 죽을 때 핸드폰을 손에 쥐고 있어야 하거든요.
      그래서 가끔은 기록보존용으로 핸드폰을 쥐고 일부러 자살해요.

      못 믿겠으면 하나 보여드려요? 지금까지 결혼한 마누라들 사진 다 찍어두었는데...
      어디 보자, 아 여기 있네요. 당신 환갑 때 기념으로 같이 찍은 거에요.
      내가 이거 기록에 남기려고 환갑 때까지 이 고물 핸드폰 버리지도 않았다고요. 하하하.

    그 사진 속 인물은, 좀 늙었지만, 분명히 내 모습이 많았다. 이 남자와 나란히 서서 찍은 사진 속 나는 정말이지 행복하게 웃고 있었다.

     

     



    - 아무튼, 그렇게 지저분하게 즐기면서 살다 그것도 부질없어지더군요. 그때가 제일 괴로웠어요. 그냥 끝내고 싶었지요.
      하지만 어떻게 해도 피할 수 없었어요. 또 리셋되고.. 또 리셋... 정말이지 괴로웠죠.
      스트레스 때문에 깨고 자살하기를 연속으로 몇백 번을 그랬어요.
      언젠간 안 깨날 거라 생각하고 몇 번이고 그랬죠. 하지만 결국 포기하고 말았어요.

      그리고 어떻게 했을 것 같아요? 포기하고 열심히 살았을 것 같아요? ㅋㅋㅋ
      이제는 범죄기록을 세우기로 하고 그때부터 사람 죽이고 다니게 되었죠. 나중엔 갱단까지 조직하면서 별짓을 다 했어요.

      그러다가 한번은 경찰에 쫓기다 사고가 나서 식물인간이 되었지요.
      왜 있잖아요. 꼼짝 못 하고 눈도 안 떠지는데 의식은 살아있고, 들리기도 잘 들리는 거에요. 그렇게 몇 년을 누웠을 것 같아요?
      진짜 한심하지. 범죄로 벌어놓은 돈은 있어서, 20년을 병원에 누워있었어요. 의식은 멀쩡한데!!
      정말 괴로운 순간이었지만 20년 동안 누워서 정말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그리고 이렇게 될 바엔 좋은 일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었죠.

      결국, 리셋되었고, 깨어났을 때... 진짜 내가 무슨 보살로 환생한 느낌이었죠.
      아무리 리셋된 몸이라도, 이 시간 하나하나가 정말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다음 인생들은 목표를 가지고 하나씩 이루어 보았죠. 꾸준히 기록을 쌓아 의학도 발전시키고,
      비록 남들이 수십 년간 한 거지만 발명도 하고, 작곡도 하고.. 다른 사람 들 거 표절한 거지만 그렇게 목표를 이루었죠.

      그러다 보니 내가 또 발전하더라고요? 그렇게 유명한 작곡가, 영화배우, 심지어 대통령까지 해봤어요.
      이야... 대통령 되려고 자살을 몇 번을 했는지.. 정말 40년 동안 개고생했는데 막판에 스캔들로 대통령 날아가고 자살할 때가 제일 생각나네요.
      그때 진짜 그 40년 다시 살 생각하니 어휴... 정말 더럽고 힘들었지만, 법을 싹 뜯어고쳐서 북유럽식 복지국가도 해보고, 김정일처럼 독재도 해봤죠.
      어찌 되었던 내 힘으로 중국 만주지방까지 영토 넓히고... 아마 그 세상에서 저는 정말 대단한 위인으로 평생 기록될 거에요. 흐흐흐...

     

     



      그래도 죽었다 깨어나도 안 되는 거, 예를 들어 미국 대통령 같은 거, 그런 거 빼고는 할 수 있는 걸 다 하니 이건 또 이것대로 지겹더라고요.
      뿌듯하고 자랑스러운 삶도 결국 지겨운 인생이더라고요.
      그래서 지금은, 한 사람 한 사람을 도우면서 살아가고 있어요. 진짜 무슨 소일거리죠.
      거지 하나 잡아서 부자 만들어주기, 무명배우 도와줘서 대스타 만들기 같은거...
      그러다가도 가끔 범죄 저지르며 다닐 때 생각나기도 하고요..

      그래서 가끔은 일탈도 하지요. 지금이 그 일탈의 순간이네요.
      지금껏 살면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여자 몇 명 찍어놓고 그 나잇대에 찾아가서 적당히 설득해서 즐기고 사는 거죠.
      지금 나이 때에 건드리는 여자 중 영희 씨도 있는 거고. 뭐 가장 마음에 드는 건 10년 뒤에 태어날,
      할리우드 최고 섹시스타로 평생을 살아갈 미진이가 제일 좋긴 하죠. 하지만 그러려면 20년은 기다려야 하니 뭐...

    - 그래....서?


    - 그래서, 말했잖아요. 나가서 같이 섹스합시다. 그럼 미래 얘기도 해줄게요. 당신은 미래 얘기를 해주면 항상 즐거워했어요.
      특히 통일이 언제 되는지, 전 세계에 영향을 준 대지진이 어떻게 터지는지, 3차 세계대전이 어떻게 일어났는지 같은 걸 좋아하더군요.


    - .......


    - 아니면, 난 당신 딸 둘을 죽이고 자살할 거에요. 난 새로운 삶을 살고 당신은 두 딸을 잃은 삶을 평생 살아가겠죠.
      걱정 마요. 그런 비참한 삶을 사는 또 다른 당신이 다른 세계에 몇백 명은 될 거니까.

     

     



    남자가 또다시 징그럽게 웃었다.

    이 남자의 말을 도무지 믿을 수가 없다.하지만두 딸을 죽이겠다는 말은 허풍이 아니라는 느낌이 들었다.


    - 그래서, 좋아?


    내가 말했다.


    - 영원히 살 수 있어서 좋으냐고.


    - 아니요. 이건 저주에요. 당장에라도 죽어버리고 싶어요. 이런 삶도 한계가 있어요.
      제가 210살까지 살아본 적이 있는데, 그 이후의 세상은 무슨 수를 써도 갈 수가 없어요.
      그렇게 한계 안에서 나는 영원히 사는 거에요. 즐거울 리가 있겠어요.


    남자가 처음으로 시무룩한 표정을 지었다. 그 슬픔의 깊이가 절절히 느껴질 정도로 지독하게 느껴졌다.


    - 아니, 이 얘기는 하지 말죠. 그래서, 나랑 섹스할 거에요 말 거예요?





    한참을 고민한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옷을 갈아입고 근처 모텔로 향하는 차 안에서, 기묘하게도 나는 이 남자에게 물어볼 미래의 모습에 대한 질문을 정리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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