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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별히 무서운 느낌이 아니고 오히려 아름다운 여인이었지만,

    이상하게도 처음부터 딸은 그 그림을 무서워했다.

    그리곤 가끔 이렇게 칭얼대는 것이다.

    그럴 때마다 그림을 살펴보곤 했지만, 당연히 그림은 움직이지 않았다.

    남편이 해외에 오랫동안 출장을 나가 있어 딸애가 외로워서인 것인지

    아니면 정서적으로 문제가 생긴 것인지 걱정도 되지만

    그 외엔 특별한 이상행동이 없어,

    그냥 환경이 바뀐 탓에 잠깐 그런가려니 하고 이해를 해버렸다.


     

     




    오늘은 오랜만에 남편이 돌아오는 날이다.

    이사하고 제대로 된 정리도 하지 못한 상태여서 오늘은 큰맘 먹고 대청소를 하기로 했다.

    청소할 동안 딸을 놀이터에서 놀도록 데려다주고 청소를 시작했다.

    어린아이를 혼자 두기 불안해서 마침 놀이터에 나와 있던 옆집 총각에게 아이를 봐달라고 부탁했다.

    걸레를 들고 여기저기 쌓인 먼지를 털어내다가 거실에 걸린 그림을 보았다.

    액자에도 먼지가 많이 쌓여있었다.

    소파 위로 올라가 그림의 액자를 닦다가 그림의 여자와 눈이 마주쳤다.

    그런데 뭔가 이상했다. 그림의 눈부분이 조금 어색했다.

     

     


    손가락으로 여자의 눈부분을 만지자 스윽하고 밀리며 눈 주변에 뚫린 공간이 생겼다.

    구멍에 눈을 대고 보니 옆집인 것 같았다. 그리고 구멍 너머로 보이는 옆집에는

    거실에서 놀고 있는 딸애 사진이 잔뜩 붙여져 있었다.

    자꾸 그림이 쳐다본다는 딸애의 말을 이제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때, 옆집에 사는 사람이 누구인지 떠올리곤 재빨리 창문으로 가서 놀이터를 살펴봤다.

    거기엔 딸의 모습도 옆집 남자의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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